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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끝과 시작의 공존’

대한연합방송    입력 : 2020.11.04 10:55    수정 : 2020.11.06 13:47

- 김태완 표 행복축구는 계속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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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경기가 끝났지만 떠난다는 것이 아직 실감이 안 난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데 상주와 이별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더 추워진다.”

 

상주상무(이하 상주)는 지난 1일(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7R 포항스틸러스와 원정 경기를 마지막으로 상주와 동행을 마무리했다. 2011년 상주상무피닉스로 창단한 상주상무는 올해로 10년의 역사를 마감하고 내년 김천으로 연고 이전해 김천상무로 새롭게 태어난다. 연고 이전과 함께 창단으로 간주돼 상무는 2021 시즌부터 K리그2에서 시작한다. 상무는 올 시즌 자동 강등(K리그2)이 확정된 상황에서 선수단 동기 부여에 대한 의구심이 가득한 채 시즌을 시작했다.

 

김태완 감독은 “올 시즌 처음 시작할 때 눈앞이 캄캄하고 막막했다. 고민이 많았는데 선수들과 같이 즐겁게 훈련하고 생활하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구단 역대 최고 성적(4위)을 달성한 선수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뿐 만 아니라 축구에 신경을 많이 써주시는 부대장님께도 굉장히 감사하다. 선수들의 사기 진작에 많은 도움이 됐다. 모든 환경과 노력들이 모여 원 팀을 만들고 성적까지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 연고이전, 자동강등, 구단 해산 다사다난했던 2020

 

지난 1일(일) 포항전을 끝으로 상주와 공식 동행을 마친 김태완 감독은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서 “마지막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이제 정말 상주를 떠나야 하나 생각이 들어 슬프다. 가을비가 서글프게 내려 더욱 슬펐다. 축제 분위기로 마치고 싶었는데 마음이 그렇지가 않다.”고 운을 뗐다.

 

상무의 연고 이전이 확정된 상황에서 상주는 시민구단 전환이 물거품이 되며 상무를 웃으며 보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별과 시작의 공존이 아닌 이별만이 남아 상무의 연고 이전을 상주 지역민들이 더욱 아쉬워하는 상황. 김태완 감독 역시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는 듯 했다.

 

“2011년 개막전 할 때가 엊그제 같다. 개막전 당일 팬들이 정말 많이 보러오셔서 주차할 곳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 당시 2군 지도자로 있어 경기 시작 후 멀리 차를 세우고 걸어온 기억이 난다. 이미 첫 골도 터진 상황이었다. 세월이 벌써 10년이 흘러 감독으로서 상주와 이별하기에 여러 감정이 생긴다. 이별은 아프고 슬프다. 상주에 시민구단이 생기고 떠났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강등, 연고이전, 상주의 해산이 확정된 상황 속에서도 김태완 감독은 선수들을 ‘행복축구’로 결집했고 상주는 2016년 구단 최고 기록인 K리그1 6위의 성적에서 두 단계 상승한 4위를 기록하며 2020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태완 감독은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선수들과 올 시즌 한 번 즐겁게 행복축구를 해보자는 것이 경기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꾸준히 좋은 결과로 나와서 정말 감사하다. 선수들이 개인 역량을 잘 보였고 원 팀으로도 잘 뭉쳤다. 전역한 선수들도, 전역할 선수들도 모두 최선을 다해줬기에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선수들이 팬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 감독으로서 도리를 다한 것 같아 뿌듯하다. 성원해주신 팬분들께도 정말 감사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은 김태완 감독도 생각하지 못했다. 하다 보니 됐고 과정이 좋으니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왔다. 김태완 감독이 시즌 초 세운 목표는 ‘그저 즐겁게 아이처럼’ 축구를 하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셈.

 

김태완 감독은 “사실 이렇게까지 성적이 날 줄은 몰랐다. 선수들이 즐겁게 축구를 했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승리의 기쁨을 맛보면서 더욱 즐겁고 행복했다. 목표치를 200% 달성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부상자들이 속출한 것.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들이 행복축구를 경험하지 못해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 ‘개봉박두’ 행복축구 series 2

 

2002년부터 상무에서 지도자 인생을 시작해 올해로 19년차를 맞은 김태완 감독에게 2020년은 잊지 못할 한 해였다. 2016년 상주 감독 부임 이후 처음 시도한 ‘행복축구’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기 때문. 김태완 감독이 행복축구를 고집했던 데는 선수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컸다.

 

김태완 감독은 “선수들이 결과에 일희일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프로 세계에서 당연한 일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선수들이 최대한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게 축구 하기를 바랐다. 고심 끝에 시도한 것이 행복축구다. 이를 통해 제 개인적으로도 지도자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지난 10년을 돌이켜 봤을 때 올해는 가장 행복했다.”면서 “행복축구는 시리즈 물이다. 올해가 1편이었으니 내년 김천서는 2편이 나올 예정이다. 지도자 생활을 하는 동안 계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천 이야기를 꺼내며 김태완 감독은 상주 팬들이 생각난 듯 눈시울이 붉어졌다. 김태완 감독은 “항상 원정 경기까지 오셔서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상주 팬들과 헤어지지만 마지막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매 시즌 선수들과 팀을 자식처럼 응원해주신 팬분들을 한 분 한 분 다 기억한다. 비록 연고는 떠나지만 저희를 항상 응원해주시고 기억해주신 팬분들을 저희도 절대 잊지 않겠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어 “마지막 경기가 끝났는데도 상주에 계속 있을 것 같다. 상주 시민 운동장에서 계속 훈련을 해야 할 것 같다. 김천으로 직접적으로 옮겨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언제까지 이별을 슬퍼할 수만은 없는 법. 김태완 감독은 “선수들은 연고를 옮겨 계속 훈련하고 경기를 한다. 또 신병 선수들이 새로 들어오고 전역자들은 나간다. 팀은 늘 그랬듯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다. 이 과정 속에서 상무에 몸 담았던 선수들을 만나면 반갑고 우리 팀 같다. 타 팀에 있는 선수들이 잘하면 뿌듯하기도 하다.”면서 “지도자로서 제 도리는 선수들을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하도록 키워내는 것이다. 선수들이 개인 역량을 향상시키고 팀 적으로도 좋은 에너지를 내도록 하는 것이 제 할일이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마무리했다.


대한연합방송 gumisu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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