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존애원에서 코로나19 극복 기원제 열려
대한연합방송 입력 : 2020.06.09 14:00
- 조선 최초 사설 의료시설, 임란 직후 백성 무료 치료 -
- “존애원 설립 취지인 ‘공동체 의식’ 되새겨 코로나 극복하자” -
420여 년 전 질병에 시달리던 주민을 위해 의료지원에 나섰던 상주 지역 선비 가문의 후손들이 9일 한자리에 모여 코로나19 종식을 바라는 기원제를 올렸다.
기원제는 비영리민간단체인 존애원의 주관으로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존심애물 정신 계승 기원제로, 청리면 율리의‘존애원(存愛院)’에서 각 문중 대표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모두 발열검사와 손 소독을 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철저한 방역 속에서 최소 인원이 참석, 진행됐다.
이날 기원제 제례에서는 집사들의 임무를 정하는 집사 분정, 이들의 임무를 소리 내 읽는 집례 창방, 제례의 순서를 적은 홀기를 읽는 창홀 등 전통적인 방식으로 치러졌으며, 참석자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향을 피우고 술잔을 올리며 코로나19 퇴치를 기원했다.
또한 경기무형문화재 제8호 살품이춤 이수자인 홍옥연씨가 코로나19 퇴치 및 극복의 염원을 살풀이 춤으로 헌향했다.
손석락 존애원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며“코로나19가 세상을 마비시키는 것을 보면서 당시 환란을 구제한 존심애물의 정신으로 사람 사이가 가까워지고 세상이 정상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원제를 올리게 됐다”고 표했다.
한편 존애원은 임진왜란(1592∼98) 직후인 1599년 상산 김씨 등 상주 지역 13개 문중이 계를 만들고 성금을 모아 창설하였고, 이어 1602년에 조선시대 최초의 사설 의료시설인 존애원(경북도기념물 제89호)이 한옥으로 건립됐으며, 상주는 임진왜란 초기 대규모 전투가 벌어져 많은 사람이 희생한 격전지로 수년간 왜군의 침탈로 고통 받고 질병에 시달리는 백성들을 위해 지역 선비들이 나선 것이다.
또한 존애원의 명칭은‘존심애물(存心愛物):본심을 지키고 길러 남을 사랑한다’는 뜻으로 송나라 학자인 정자의 정신을 실천하자는 의미에서 존애원으로 이름 지었으며, 존애원은 가난한 주민들을 치료하고 약을 지어주는 등 국가의 의료서비스를 대신해 공동체 의식, 봉사 정신을 보여준 표본이자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책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곳이다.
이와 관련해 상주시는 존애원의 설립 이념과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한 사업을 전개하면서, 존애원이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승격되도록 노력하고, 이를 설립한 조상들의 뜻을 후대에 기릴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강영석 상주시장은“상주는 경상도의 뿌리로서 역사적 깊이가 있는 도시로 존애원의 의미를 현대에 접목하는 등 지역의 훌륭한 정신문화를 널리 알리는 일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대한연합방송 hk90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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