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개학철 스쿨존 교통사고, 1 2 3 4 법칙 사전약방문(死前藥方文)으로 예방하자.
대한연합방송 입력 : 2021.03.15 22:02
지난 해 1월 말,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의 발생 이후 벌써 1년도 넘는 시간동안 ‘코로나시대’를 살아오면서 우리는 일상에서 크고 작은 변화들을 경험해야 했다. 더 이상 마스크 없는 외출은 꿈도 꿀 수 없어진 하루를 살아가며, 당연하게 누려왔던 것들을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들을 매일 마주하고 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거나 이에 적응해버리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그럼에도 새학기를 시작하는 3월이 오자 한창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한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없는 요즘 학교 앞 풍경은 아쉽기만 하다.
그래도 주로 비대면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던 작년과는 달리, 올해부터는 초등학생의 등교 일수가 확대됨에 따라 점차 천진한 아이들의 재잘거림으로 가득했던 예전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기에 지금 이 시점이 바로 어린이와 어른들이 함께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일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5~2019년) 스쿨존 내에서 연평균 500건에 달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해왔으며, 이로 인해 매년마다 5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학년별로는 초등학교 1~2학년 어린이들의 사상자 비중이 가장 높았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어린아이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환경을 처리하는 인지적 능력이 어른에 비해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스쿨존 내에서 한 어린이가 무언가 한 가지에 집중한 채로 보행중이라고 하자. 어린이는 일단 무언가에 집중하게 되면 동시에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어려우므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자동차를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이러한 선택적 집중과는 별개로, 어린이들은 자동차가 알아서 자신을 피해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거나, 도로가 얼마나 위험천만한 곳인지에 대한 인지적 판단이 부족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먼저 각 교육기관과 가정에서는 어린이들의 교통안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장황한 설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일수록 짧고 간단한 재밌는 슬로건 등을 통해 스쿨존 내에서 스스로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을 흥미롭게 알려주는 시도를 해 볼 수도 있다.
지난 해 12월 행안부에서 시작된 『어린이 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로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통사망사고 예방을 위해 펼치고 있는 “1단멈춤!, 2쪽저쪽!, 3초동안!, 4고예방! 캠페인”을 살펴보면, 숫자를 사용한 길지 않은 문장들로 어린이들의 흥미를 끄는 동시에 어린이들로 하여금 스쿨존 내에서 스스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까지 충분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을 교육하는 것만으로는 완전해질 수 없다. 스쿨존의 또 다른 사용자인 ‘운전자’들의 인식 변화까지 이루어져야 비로소 ‘스쿨존 교통사고 zero’가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운전자들은 어린이들은 어른에 비해 인지적 판단력이 미성숙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갑자기 차도로 뛰어드는 행동을 하거나 너무 작아서 운전석에 앉은 자신의 시야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 등의 여러 가지 돌발 상황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늘 인지한 채로 더욱 주의하여야 한다.
스쿨존 내에서는 운전자 역시 1단 멈춘 후, 2쪽 저쪽을, 3초정도 살펴본다면, 더 이상의 불미스러운 4고들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일전의 수많은 스쿨존 내 교통사고들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 더 이상 사후약방문으로 사고를 수습하는 후회스러운 모습이 아닌, 잠깐의 멈춤으로 자라나는 새싹들의 미래를 푸른빛으로 이어지는 데 사전약방문으로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아름다운 3월이 되기를 소망한다.
대한연합방송 hk90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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